
제주를 찾는 많은 이들이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꿈꾼다. 그중에서도 대정읍 제주 영어교육도시 단지는 그런 제주에서도 손꼽히는 명소다.
곶자왈 도립공원의 생명력과 모슬포 항이 주는 여유로움, 그리고 택지지구의 현대적 편리함이 공존하는 이곳은 제주의 자연과 도시적 삶의 균형을 누릴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자리한 보성리 단독주택은 자연과 건축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사례다. 자연을 끌어들이면서도 프라이버시를 놓치지 않은 이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제주의 삶을 재해석하는 무대로 기능한다.

곶자왈과 함께하는 설계
집은 곶자왈 도립공원의 숲과 접한 서쪽 대지에 자리 잡았다. 단지 내에서는 비교적 높은 인기를 끄는 위치로, 동쪽으로는 단지 내 도로가 연결되고 주변에는 이미 개성 있는 주택들이 들어서 있다. 건축주는 대지를 감싸는 곶자왈 숲의 생명력을 내부로 끌어들이는 한편 습한 기후와 이웃 주택들로부터의 외부 시선을 차단해 독립적이고 아늑한 공간을 원했다.
대지의 독특한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설계는 외부 공간을 세 개의 층위(Layer)로 나눴다. 이 층위는 각각의 마당과 내부 공간을 연결하며 건축물 자체가 자연과 도시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세 개의 마당: 자연과의 대화
가장 먼저 방문자를 맞이하는 맞이 마당은 주차장과 연결돼 있다. 이 공간은 외부 세계와 집 안을 구분짓는 경계이자 단지 내에서 집으로 들어오는 첫인상을 형성하는 곳이다. 심플하면서도 기능적인 이 공간은 가족과 손님 모두에게 안락함을 제공한다.
집의 중심부에 자리한 중정 마당은 곶자왈 숲의 초록을 하늘로 올려다볼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다. 가변형 문을 설치해 필요에 따라 공간을 개방하거나 닫을 수 있어서 시선의 차단과 확장이 가능하다. 이곳은 집의 내부와 외부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장소로 기능한다.
곶자왈 숲과 맞닿은 안마당은 이 집의 백미다. 외부 시선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이 공간은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쉼터이자, 숲 속에 숨은 작은 안식처다. 숲과 맞닿아 있지만 택지지구의 안전함을 유지하며, 거주자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이곳은 건축주의 의도를 가장 잘 담아낸 공간이다.





ㄷ자 구조: 내부와 외부의 유기적 연결
이 주택은 ㄷ자 형태로 설계됐다. 맞이 마당에서 시작된 흐름은 중정을 거쳐 안마당으로 이어지며, 자연과 건축물이 서로 교차하고 소통하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배치는 곶자왈 숲의 생명력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의 경계를 허문다.
외벽은 적고벽돌 타일로 마감돼 주변 자연의 색감과 질감을 조화롭게 담아냈다. 이는 마을 풍경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따뜻하고 안온한 느낌을 준다.
주차장은 필로티 구조로 설계돼 안정감을 더하는 동시에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주차장은 단순한 기능적 공간을 넘어, 집으로 들어서는 전이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내부 공간: 자연을 담는 그릇
집의 실내는 자연과의 연속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과도한 장식이나 화려한 마감재 없이 화이트 톤과 우드를 기본으로 한 심플한 디자인은 창밖 풍경을 강조하기 위한 배경이 된다.
거실과 주방은 삼면에 창을 내어 곶자왈 숲과 중정을 동시에 품는다. 계절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풍경은 이 공간을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예술적 장면으로 만든다.
2층 복도 끝에는 작은 평상이 놓여 있다. 숲의 전경을 감상하며 차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 공간은 단순한 통로 이상의 역할을 한다.
야외 데크는 방과 연결돼 탁 트인 개방감을 제공하면서도, 도로와 면한 매스가 외부 시선을 차단해 사생활을 보호한다. 이곳은 손님을 맞이하거나 곶자왈 숲의 생명력을 느끼기에 이상적인 장소로 활용된다.




집 안에서 걷는 즐거움
보성리 단독주택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풍경을 발견할 수 있는 집이다. 내부와 외부가 긴밀히 연결된 동선은 단순한 이동을 넘어서 자연과 건축이 어우러진 경험으로 변모한다. 특히 거실에서 중정을 지나 안마당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집이 자연 속에 뿌리내린 생명체처럼 느껴지게 한다.
중정에서 보이는 하늘, 안마당에서 느껴지는 숲의 초록, 데크에서 맞이하는 바람은 이 집이 거주자에게 선사하는 작은 기적이다. /나무신문
1층 평면

2층 평면도

지붕 평면도

건축개요
프로젝트명▷보성리 주택
위치▷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보성리
대지면적▷280㎡
건축면적▷111.83㎡
연면적▷186.59㎡
규모▷지상 2층
구조▷철근콘크리트조+경량목구조
바닥▷강마루
벽체천장▷친환경 수성페인트 도장
외장▷적고벽돌
창호▷알루미늄 시스템창호(이건)
설계▷UTAA건축사사무소 김창균, 이조은, 최민희
시공사▷JD홈플랜
사진▷aquifoto 이재우
정면도

좌측면도

우측면도

배면도

종단면도

횡단면도

김창균 UTAA 건축사사무소 소장
1971년생으로 서울시립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해병대사령부 건축설계실, 에이텍건축 등에서 다양한 작업에 참여하며 실무경험을 쌓았고, 2009년 UTAA건축사사무소를 개소했다. 서울시립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당진시 공공건축가이다.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젊은 건축가상’, 목조건축대상, 경주시 건축상, 스틸하우스 건축대전 최우수상, 경남건축대전 대상 등을 다수 수상했다.
단독주택, 카페, 도서관, 사옥 등 일상의 중·소규모 건축물을 바탕으로 하는 프로젝트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며 작업에 임하고 있다.
주요 작업으로 용인 규우주, 운중동 도시채, 세종시 Yes House 등 단독주택과 포천 피노키오 예술체험공간, 서울시립대학교 정문, 이천 Sugar-lump, 당진시 의회 도서관, 여수 모이핀, 중곡동 도시다반사, 청담동 비원, 김포 은혜의교회 예배당 등이 있다.
오권만 ㈜제이디홈플랜 대표

제이디홈플랜은 제주 향토기업으로 제주 환경에 맞는 에너지 효율성, 친환경자재, 실내 공기질, 수분관리를 중점으로 고성능, 고기밀 경제주택을 짓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도전과 실험을 통해 검증받고 제주 건축의 모범으로 통하는 전문 건축회사다. 오권만 대표는 현재 (사)한국목조건축협회 제주지회 지회장이다
출처 : 나무신문(http://www.imwood.co.kr)